아프리카가 왜소해 보이는 지도, UN이 교체 권고…미국만 반대한 이유
UN 총회가 400년 넘게 쓰인 메르카토르 도법 대신 평등지구도법 사용을 권고하는 결의안을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켰다. 미국은 유일한 반대표를 던졌다. 지도 투쟁 뒤에 숨은 인식의 정치와 국제 관계 변화를 분석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봐온 세계지도는 사실 '거짓말'을 담고 있다. 아프리카는 실제보다 훨씬 작게, 유럽과 북미는 부풀려져 그려진다. 9월 4일, 유엔 총회가 이런 왜곡을 바로잡기 위한 결의안을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켰다. 164표 찬성, 단 1표 반대. 그 반대표를 던진 나라는 미국이다. 단순한 지도 기술의 문제를 넘어, '누가 세상을 어떻게 보는가'를 둘러싼 인식의 전쟁이 시작된 셈이다.
핵심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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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총회, 메르카토르 도법 퇴출 권고 결의안 통과: 9월 4일 유엔 총회는 164표 찬성, 1표 반대, 6표 기권으로 메르카토르 도법 대신 '평등지구도법(Equal Earth projection)' 사용을 권고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는 각국 정부, 학교, 기술 기업이 지도 제작 방식을 바꾸도록 독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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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54개국이 제안, 아프리카연합 지지: 결의안은 토고가 아프리카 그룹을 대표해 발의했으며, 아프리카연합의 공식 지지를 받았다. 토고 외무장관 로베르 뒤세는 "지도는 단순한 공간 표시가 아니라 인식의 정의, 역사적 기억, 평등과 존엄의 문제"라고 강조하며 전 세계적인 지도 투영법 전환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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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카토르 도법의 왜곡, 그 뿌리는 400년 전: 메르카토르 도법은 1569년 게라르두스 메르카토르가 항해용으로 개발했다. 선박이 나침반 방향을 유지한 채 직선 항로를 그릴 수 있어 항해에 혁명적이었지만, 위도가 높아질수록 면적이 과장되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그 결과 적도 부근의 아프리카는 실제보다 작게, 고위도 지역인 유럽·북미·러시아는 크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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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지구도법, 2018년에 개발된 대안: 결의안이 권고하는 평등지구도법은 2018년에 개발된 비교적 새로운 투영법으로, 대륙 간 상대적 면적 비율을 사실에 가깝게 보여준다. 지구본을 평면에 펼칠 때 발생하는 면적 왜곡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미국, 유일한 반대표 행사: 미국은 결의안에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미국 대표는 "유엔이 16세기 지도 이야기에 매달리는 동안 진짜 긴급한 국제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며 결의안을 '이념적 어젠다'라고 비판했다. 미국 상임대표부는 성명에서 "이런 결의안은 우리 일에 붙은 따개비와 같다"고 표현했다.
프랑스, 결의안 공동 제안국으로서 메르카토르 도법 포기 선언: 미국과 대조적으로 프랑스는 결의안 공동 제안국으로 참여했고, 9월 4일 즉시 메르카토르 도법 사용 중단을 선언했다. 프랑스 외무장관 장노엘 바로는 "지도를 바꾼다고 세상이 바뀌지는 않지만, 왜곡된 표상을 바로잡는 것 자체가 진실을 수호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의 면적, 실제로는 어느 정도일까?: 메르카토르 도법에서 아프리카는 그린란드보다 약간 크게 보이지만, 실제로 아프리카는 그린란드의 약 14배에 달한다. 아프리카 대륙의 실제 면적은 약 3,030만 제곱킬로미터로, 중국·인도·미국·유럽 대부분을 합친 것보다 넓다.

심층 분석
이번 유엔 결의안은 단순한 지도학적 논쟁을 넘어, 탈식민주의적 인식 전환의 상징적 사건으로 읽힌다. 메르카토르 도법이 400년 넘게 세계 표준으로 군림한 것은 결코 '중립적'인 선택이 아니었다. 그것은 유럽의 해양 팽창과 식민 지배를 용이하게 했던 도구였고, 그 유산은 오늘날까지 지도 속에 은폐되어 왔다. 아프리카가 실제보다 작게 보이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 유럽 중심의 세계관이 시각적으로 내면화된 결과다. 따라서 이번 결의안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자신의 대륙을 국제사회에 '제대로' 보여주기 위한 집단적 행동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의 유일한 반대표는 이러한 흐름에 대한 단호한 거부다. 미국은 결의안을 '이념적'이라고 규정하며, 유엔이 본질적 임무에서 벗어나 상징적 의제에 매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비판의 이면에는 '지도가 바뀌면 미국의 위상이 축소된다'는 실용적 우려가 깔려 있다. 평등지구도법에서 미국과 유럽은 시각적으로 작아지고,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는 커진다. 이는 지정학적 영향력의 서열이 시각적으로 재편되는 것을 의미하며, 미국에게는 불편한 진실인 셈이다.
참고 URL: https://www.thepaper.cn/newsDetail_forward_34014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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